지난 10월에 경주 무장산을 다녀오고는 처음으로 같이 가는 가벼운 산행.
부산에 사는 친구의 안내로 건천 오봉산의 여근곡을 찾았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작은 저수지와 푸른 소나무가 우리네 시골 풍경임을 말해준다.
지난봄에 다녀왔던 오봉산 주사암 가는 길의 반대쪽에서 오른다.
가까운 시골에는 아직도 이런 고목들이 정취를 풍기고 있다.
여근곡은 봄이나 가을에 그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데
전날 비가 내린 탓인지 대기중에 습기가 많아 그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없구나.
여근곡(女根谷)의 전해 오는 이야기
경주시 건천읍 신평리에 위해 있으며, 선덕여왕의 지기삼사에 관한 전설중의 하나에서 유래하는 지명이다
636년(선덕여왕5) 여름에 영묘사앞 큰 연못인 옥문지에서 난데없이 두꺼비 들이 모여들어 싸우는 일이 생겼다.
모두 궁금히 여기는 가운데 선덕여왕이 해석하기를
두꺼비의 눈이 성난 것 같이 생겼으므로 병란이 일어날 조짐이라 하고
알천과 필탄 두 장군을 불러 이천명의 군사를 주어 경주 서쪽에 있는 여근곡에서 가서 백제의 복병을 치게 하였다
두장군이 여근곡에 이르니 백제의 장군 우소가 거느린 500여명의 복병이 있어 쉽게 물리쳤다
이것은 옥문(玉門)을 여근(女根)으로 해석하여 남근이 여근 속으로 들거가면 토사 한다는 음양설을 인용한 것이다.
여근곡은 그 지형이 여성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
유학사를 먼저 들러서 옥문지를 거쳐 여근곡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인적 하나 없는 유학사. 마당은 전날 내린 눈비가 얼어붙어 빙판이다.
유학사 마당의 왼쪽을 끼고 옥문지와 쉼터, 부산성, 주사암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을 따라 갔다.
미끄러운 얼음길을 한참 오르다 보니 옥문지를 놓쳐버렸네.
주사암은 지난번에 다녀왔으니 오늘은 길도 미끄럽고, 쉼터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여기가 여근곡의 중심부분 옥문지라고 하는데...물을 받아 마셨는지 종이컵이 많이 나뒹굴고 있더라.
나무도 비에 젖은 부분도 얼어서 미끄럽다.
하산길에 소나무 사이로 내려다본 유학사.
용왕당 건물이 아무리 작아도 자유세상 보다는 크다.ㅋㅋ
오래된 사과 과수원의 사과나무도 멋있고, 부지런한 농부의 포도밭도 잘 가꿔져 있다.
어느 밭둑에는 빨갛게 익은 치자 열매가 가득하고...
어느 집앞에 머리만 싹둑 짤린 무밭이 있는걸 보고 궁금증이 증폭된 자유세상.
때마침 나오는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무청만 먹으려고 그랬단다. 에구~ 얼어버린 무가 정말 아까워...
그리곤 그 주인 아저씨... 우리한테 납작배추 몇포기를 베어 주시더라.
그 배추 얻어 들고 룰루랄라... 여기까진 참 좋았다.ㅎㅎ
신나게 내려 오다가 한 친구 曰...아까는 고속도로가 없었는데 우리가 길을 잘 못 왔나??
자유세상 曰...어디 골목 옆으로 왔는데, 정자도 고목나무도 안 보인다. 다시 올라가서 옆으로 가야한다.
올라가니 옆으로 빠지는 길이 없다.허걱!!
행동대장 자유세상이 볼일보고 오는 배추 아저씨께 주차장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아저씨曰...."아이고~~저 밑에 차가 있대요. 쭈~욱 내려 가소"
자유세상曰 "직진해서 쭉 가면 됩니까?"...ㅎㅎㅎ 완전 외길인데, 직진이라니...
허리가 90도가 되도록, 배가 고플때까지 웃어제꼈다.
주차하고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나갔는데, 높은곳에서 내려 오다
고속도로가 보이니 순간 멘붕이 온 것이었다.
덕택에 친구가 사 준 갈비살은 얼마나 맛이 있던지...3명이 8인분을 해 치웠다.
오는 길에 경주 첨성대랑 박물관도 들러 열심히 역사 공부도 하고
선덕여왕능에도 들러 인사라도 하려고 했으나, 겨울해가 너무 짧아 다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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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관엔 부처도 이렇게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불 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놓았다.
옛날 수마와 화마를 피하기 위해 기와지붕 위에 이렇게 액막이용 기왓장을 올려 놓았는데
그 크기가 하도 커서 두 부분으로 나눠 기와를 구웠다고 한다.
경주국립박물관 본관은 12월 4일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갔으며 내년 8월5일 개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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